프리허그한의원

얼마 전 한의원에 한동안 유아아토피피부염으로 치료를 받던 아기 환자가 오랜만에 내원했다. 처음 내원했을 때는 엄마 품에 안겨있던 환자였는데 어느새 본인 의지로 한의원 여기저기를 뛰어다닐 만큼 큰 것을 보고 있으니 절로 웃음이 났다.

영유아기에 호발하는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나이가 어린 유아, 소아 환자가 적지 않다. 소아아토피 역시 성인아토피피부염과 마찬가지로 관리를 철저히 당부한다. 특히 아기의 경우 이유식을 시작하는 만 6개월 이후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에 식이관리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치료를 위해 아이의 이유식 시작시기를 잠시 늦추도록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유식을 늦춰 시작하도록 부모님께 권하면 열에 아홉 분 이상은 혹여 아기의 성장이 늦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신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모든 육아지침서에는 6개월에는 이유식을 시작해야 하며 소고기를 반드시 먹여야 한다고 적혀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날 한시에 태어난 아기라 할지라도 생김새가 다르고 몸무게와 키가 다르듯 소화기능의 발달 속도도 다르다. 때문에 어떤 아이들은 6개월이면 이미 이유식을 소화시킬 수 있을 만큼 소화기관이 만들어지지만 어떤 아이들은 7~8개월 정도가 되어야만 비로소 이유식을 소화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보이는 아기들의 대다수는 후자에 가깝다. 이유식은커녕 수유를 하면 손발이 차가워지는 등 분유조차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고체 형태의 건더기가 들어있는 이유식은 유아 환자에게 더 많은 소화기 부담을 주게 되며 원인이 되는 열과 독소가 과잉 생성되게 해 결과적으로 악화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아이의 경우 이유식을 시작하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치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혹시나 이유식이 미뤄져 아이의 성장이 늦어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피부가려움증, 염증, 열감과 같은 증상으로 인해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 자는 동안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성장에 방해를 받게 된다. 때문에 아이의 건강한 피부뿐 아니라 원활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아토피피부염부터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건강한 피부를 되돌려주고 싶다면, 아이의 건강과 성장이 걱정된다면, 소화도 못 시킬 이유식을 억지로 먹이기 보다는 치료를 통해 아기가 오랜 시간 깊게 잠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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