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허그한의원

봄이 되니 피부가려움증(소양증), 염증 등 아토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났다. 오르내리는 기온 변화 속에서 몸의 조절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진 탓이다. 증상 초기에 전문병원에 내원한 경우라면 장부의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를 받고 생활 관리에 노력해주면 비교적 수월하게 증상이 호전되는 편이다.

반면 수 년간 이어진 아토피피부염이라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실제 한의원에는 오랜 기간 중증을 앓아온 환자들이 상당수 방문한다.

유아아토피가 십 수년간 이어져 성인까지 진행됐거나 가벼운 증상을 가벼이 여겼다가 눈에 잘 띄는 얼굴(안면아토피)과 손발까지 번진 케이스 등 그 원인과 사연도 다양하다. 피부과를 비롯한 여러 전문병원을 전전하다가 더 이상 손쓸 수 없을 만큼 증상이 심각해진 이후에야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한의원을 찾은 것이다.

장기간에 걸쳐 스테로이드 연고를 보습제 바르듯 사용했던 환자도 있었다. 내원했을 당시 피부는 이미 태선화로 인해 코끼리 가죽처럼 까맣게 죽어 있었으며 온 몸 구석구석에는 종기와도 같은 홍반, 진물, 염증이 가득했다.

이런 환자들 만날 때면 안타까움을 넘어서 ‘어찌 이렇게까지 몸을 혹사했을까’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또한 필자 역시 과거에 오랜 기간 병을 앓았던 경험이 있기에, 아픈 사람이 좋은 의료진과 치료법을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연이 닿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렇다면 중증아토피피부염은 더 이상 완치 가능성이 없는 것일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는 아무리 오랜 기간 아토피증상을 겪었더라도, 증상이 더 이상 손쓸 수 없을 만큼 심각해졌다 하더라도 치료에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다만 치료 과정이 일반적인 환자에 비해 오래 걸릴 뿐이다. 1~2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치료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다. 계속해서 호전만 되면 좋으련만 정체됐던 부위가 순환되기 시작하면 증상에는 많은 변화가 발생한다. 스테로이드로 인해 까맣게 죽었던 부위의 피부가 재생되는 과정에서 몸이 퉁퉁 붓고 진물이 나거나 피부가려움증(소양증)이 일시적으로 더 심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악화와 호전의 반복 속에서 피부는 점차 제자리를 찾아 간다는 것이다. 환자가 의료진을 믿고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와만 준다면 건강한 피부는 분명 되돌아온다.

완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 스스로의 의지와 믿음이다. 아토피는 분명 치료될 수 있다. 희망을 잃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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