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를 만나게 된 나의 처음을 떠올린다.

한의대 재학 시절, 당시 아토피를 치료하는 한의사 선배의 한의원을 통해서이전에는 교과서나 티비에서 보았던 아토피라는 질환, 그리고 아토피 환자들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되었다.
 

어떤 이는 단순한 피부의 붉은 느낌, 각질, 가려움을 호소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발진을넘어서 2차감염 으로 인해 전신에 진물이 흐르기도 하고, 오랜 아토피로 인해 코끼리처럼 단단하고 어둡고 주름진 피부를 가진 이도 있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염증, 진물, 태선화된 피부 증상보다 특유의 무표정하고 어두운 표정과 우울하면서도 한편 신경질적인 느낌이 드는 아토피 환자들의 모습이었다.

그때는 그저 아토피로 인한 고통과 괴로움이 커서 그런 것이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아토피의 본질을 알게 되고 아토피 치료를 해나가면서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이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토피는 단순히 피부에 국한된 얕은 질환이 아니라, 몸 전체, 세포 하나하나 구석구석까지,나아가 몸 뿐만 아니라 마음과의식에도 뿌리 깊게 자리 내리고 있는 총체적 질환이다.
 

또한 아토피를 지닌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 뿐 만 아니라 가족, 사회에 이르기까지 막대한심리적인 손상과 경제적 비용을초래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아토피는 여전히 불치 또는 난치성 영역의 질환에 속하고, 시간이 흘렀지만 아토피 치료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과 관리법 또한 양한방 통틀어 전무하다시피 하다. 각종 피부과와 대학병원, 한의원의 치료법,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보습제 및 화장품, 각종 민간요법까지 정보들은 넘쳐나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몸과 마음이 멍들고 오갈 데가 없어진 아토피 환자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아토피, 왜 프리허그인가요? 프리허그는 다른 곳과 무엇이 다른가요?

물론 말로서, 이렇게 글로서 답을 할 수도 있다.프리허그는 시작이 다르고, 이전까지 걸어온 길이 다르다고.

그리고 지금까지처럼 앞으로 걸어갈 길 또한 다르다고.

아토피 명가로서 항상 환자를 위하는 마음과 뛰어난 실력으로 최선을 다하여높은 치료율을 통해 당당히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아토피 치료에 대한 일념 하나로, 대구의 작은 한의원에서 시작하여 수원의 아토피 진료실을 거치며 쌓아온 임상 경험과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금의 프리허그 한의원 대표 원장이신 박 건 원장님의 집념으로 탄생한 아토피 혁명 책.

이를 토대로 아토피 치료를 위한 의료 기간의 산실인 프리허그 한의원의 설립.보다 사회적인 차원에서아토피안을 바라보고 돕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인 프리허그아토피 학교까지, 프리허그가 걸어온 자취는 같지만 다르고 작지만 큰 걸음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프리허그와 아토피 치료를 위해 노력하신 선배 한의사와 많은 프리허그 가족들의 노고에 깊게 감사 드리며, 항상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아토피 혁명이라는 한 마음 한 뜻으로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린다.

절망이 아닌, 그렇다고 기적을 바라는 것도 아닌, 희망을 안고 자신의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의지를 내어 노력하기를 바란다.아토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지니고, 프리허그라는 플랫폼을거쳐 가는 모든 아토피 가족들이 그 희망과 의지, 노력의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루쉰의 소설집 고향 중 '희망'에 대한 글귀를 적으며 마친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아토피언의 아름답고 즐거운 일상으로의 복귀를 꿈꾸며.

2013년 2월 25일

부산 프리허그 원장 박선정 드림.